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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이면, 실업률 높아졌다고 반드시 고용 위기는 아니다
"경제는 심리"라면서 불안감 더 키우는 언론들,"최저! 참사!"…네거티브 보도
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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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1/21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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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률 상승은 노동시장에 나오는 경제활동인구가 일자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

"노동시장 참여가 많으면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는 속성, 다양한 고용 지표 살펴야" 

선진국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은 경제활동 참가율 차이와 관련

 

10월 실업률 13년만에 최고…고용률 9개월째 내리막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10월 고용동향 발표를 하고 있다.  2018.11.14      zjin@yna.co.kr  (끝)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10월 고용동향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는 흔히 말하는 대로 심리다. 현재의 한국경제를 부정적으로 보려 한다면 한없이 부정적이고, 또 긍정적으로 본다면 또 나름대로 긍정적인 면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부정적 언론보도만이 연일 신문, 방송, 포털을 도배하고 있으니 소비자며 기업까지 경제심리가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보수 언론과 야당이 9·13대책으로 집값이 내려가면서 안정화 되는 부동산 시장을 꽁꽁 얼어붙은 빙하기라는 등 연일 대서특필하고, 아직 적용되지도 않은 최저임금과 한 달 남짓 지난 주 52시간제 때문에 나라가 망했다는 식의 기사와 과대한 부풀리기로 민심을 흔들어 대고 있는 것이다.

 

올해 4월 실업률은 외환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2001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같은 실업률을 근거로 4월의 고용 상황이 17년 전과 같은 위기 상황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정하면 안 된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지적이다.

 

21일 연합뉴스는 위기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고용률 등 다른 지표를 함께 보지 않고서는 17년 전과 상황이 완전히 같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실업률은 4.1%로 17년 전인 2001년 4월과 같다.

4월 기준 실업률은 2000년 4.5%로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2008년 3.2%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반등하면서 지난해 4.2%까지 상승했다. 다시 외환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해가는 모양새다. 2000년 이후 추세적으로 U자형을 그리며 상승하는 실업률은 최근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고용 위기론의 주된 근거 중 하나다.

 

하지만 올해와 2001년 상황을 더 자세히 비교하면 다른 해석의 여지도 있다. 실업률이 같다고 해도 고용률 등 다른 지표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이다. 고용률 상승은 분명 고용 상황 개선 신호 중 하나다.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이 기간 늘어난 인구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구보다 많은 일자리가 생겼음에도 실업률은 왜 개선되지 못하고 2001년 위기 수준에 그대로 머문 것일까. 여기에는 취업을 위해 노동시장에 뛰어드는 경제활동인구(실업자+취업자)가 일자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난 영향이 일부 있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일을 구하려는 구직자의 취업 애로 정도를 보여준다. 실업률은 구직자가 찾는 일자리 숫자 자체가 줄면 상승하지만, 일을 찾으려고 하는 경제활동인구가 빠른 속도로 늘면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하기도 한다.

 

비경제활동인구였던 학생이 공무원 시험 등 대규모 채용 기간에 통계상 신분이 경제활동인구인 구직자로 바뀌면서 일시적으로 실업률이 급등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최근 실업률 상승은 일자리가 충분히 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추세적으로 경제활동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도 있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활동 참가율은 올해 4월 63.5%로 2001년(62.0%)보다 1.5%포인트나 높았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주부·학생·노인 등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이 낮아졌다는 뜻과 같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통상적으로 경기가 좋을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 구조적 영향도 크다.

 

2001∼2018년 기간에 경제활동 참가율이 오른 것은 노인들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진 점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이 점차 늘어난 점도 비경제활동인구를 줄여 경제활동 참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재택근무, 파트타임 등 다양한 일자리가 늘면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부부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선진국의 실업률이 후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이런 경제활동 참가율 차이와 관련이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덴마크(5.7%), 스웨덴(6.7%) 등 상당수 북유럽 국가의 실업률은 우리나라(3.7%)를 웃돈다. 프랑스(9.4%), 영국(4.3%), 미국(4.4%) 등도 실업률이 우리보다 좋지 않다.

 

이들 국가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70∼79%로 모두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노동시장 참여가 활발할수록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는 속성을 고려해 실업률 외에 다양한 고용 지표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활동참가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 주체의 근로 의지가 높다는 뜻"이라며 "실업률이 같다고 해도 과거 상황과 비교하려면 고용률이나 경제활동 참가율 등 지표를 같이 봐야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대부분의 언론은 경제심리가 좋아졌다는 지표는 다루지 않고, 소비자심리지수(CSI)만을 꼭집어내서 17개월만에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다며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경제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내용만을 부각시켰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99.2포인트를 기록한 소비자심리지수(CSI)를 역추적해 기준치 100을 하회했던 지난 2017년 초 탄핵 정국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소비 참사’라는 선정적인 논평까지 내놓았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지표를 보는 입장에 따라 해석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8월에 기록한 99.2포인트도 보기에 따라서는 기준치인 100포인트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지표인 소매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5% 증가했고, 전년 동월 대비 6.0% 증가했다. 소비심리가 일부 위축된 부분이 있다 해도 통계수치로 본다면 소비 참사라는 말은 사실과 다른 과장된 표현인 셈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9월 BSI 전망치는 92.2포인트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기업심리가 지난달 보다 소폭이나마 개선됐으며, 9월말 추석 특수의 영향이 일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체감지수인 탓에 100이라는 기준치를 넘는 것이 쉽지 않고,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경기를 가능하면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따라서 이를 바라보는 언론은 BSI를 신중히 해석해야 함에도, 기업경기가 10년래 최악이며 인건비 상승의 영향이라는 딱지까지 붙여가며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최근 경제관련 기사를 보면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몇 개월만에 최저치, 금융위기 이후 얼마만에 최악 등의 제목이 달린 기사들이 판을 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경제지표를 교묘하게 왜곡 보도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정확한 데이터에 기초해 면밀하고 냉철하게 인과관계를 분석하기 앞서 네거티브 프레임에 갇혀 그저 몇 개월 혹은 몇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는지만을 부각하는 데 바쁜 언론 보도 행태가 가뜩이나 불안한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원본 기사 보기:서울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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